詩人에게

내가 좋아하는 일들이

때론

타인에게 불편을 주기도 합니다

어줍잖응ㄴ 내 글에

누군가가 공감해주면

나는 어린이처럼 신이 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읽어줄 사람이 필요한 일입니다

나의 내면을 드러내는 것이

어느 때는

부끄럽고 또 용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나이 들어가고

죽음을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는

시간들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더 이상 커다란 뭔가를 이루기엔

이미 늦은 계절입니다

일을 하고 귀가해

잠을 자는 일이

하루의 대부분입니다

그게

정녕 내가 가야하는 인생일까

남아있는 시간들이 이렇게 흘러가도

괜찮은 걸까

우울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한 알의 수면제도 먹지 않고

어젯밤 깊고 긴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내가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또 다른 내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새벽의 시간,

명료한 정신으로 짧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겐 큰 축복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읽어줄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