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길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그림자가

무구한 눈 위에 길게 비치고

합장한 그림자가 곁에 눕네

기별을 안고 가는

동자의 그림자를 뒤따라 가는

굽이굽이 산길

발자국은 아픈 흔적을 남겨 놓고

따라오네

얼어붙은 계곡

섶다리 그림자가 걸쳐 있고

그 위에 서 있는

내 그림자가 위태롭네

상원사 대웅전 닫힌 문 앞

서성거리던 기도의 그림자만

문틈으로 나풀나풀 날아가

부처님 마음에

가 닿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