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비가 이렇게 많이 오니
오지 않아도 된다

아니에요, 어머니
1년에 한 번이라도 찾아 뵈어야지요

네가 앉아 있을 자리도 없고
화장火葬해서 예쁘게 화장化粧할 수 없는
얼굴 보여줄 수도 없으니
오지 마라

어머니,
어머니 가까이 가서
짧은 연도煉禱라도 드리려고요

네가 사는 곳에서 드리는 기도
이곳까지 들리니
먼 길 올 필요 없다

소풍 삼아 애 엄마랑 같이 가고 있어요
기다리세요

네가 오지 않아도
매일 미사 드리는 젊은 사제 목소리와
성가대의 아름다운 성가 들리니
외롭지 않다

한 홉으로 남아
하늘 성당 납골당에 앉아 계시는
세실리아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