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四季

고압선이 그리는 오선지 사이로

새들이 날아가지

그 음표를 바라보면

사계四季의 선율이 흘러나와

층위를 다르게 날아가는 새들은

어느 하늘에나 있고

악보를 넘기는 바람이 불지

산탄처럼 흩어지는 참새들

포로롱 포로롱 봄의 소리를 내고

이따금 날아가는 까치 몇마리

소나기처럼 나뭇잎에 스쳐

후두둑 푸른 소리가 나고

무지개가 하모니카 화음 넣어주지

한 옥타브 올라간 창공에

바쁜 날개짓하는 기러기떼

달빛 하프 연주하고

큰고니 한마리

낮은 음자리표로 앉아 있는 북한강에

흰눈이 첼레스타 소리로 내리지

가끔

저 높이 홀로 비행하는 새

들리지 않는 독주를 하지

천상의 음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