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줄 선 로또 명당 행렬 뒷끝에
처음으로 합류했지
행운은
내 인생에 한 번도 없었던 일
사행성 노름에
절대 빠져들지 말라던
아버지의 유언이 마음에 걸렸지만
퇴근길,
지갑을 열었지
구겨진 얼굴들에 뭐 큰 기대가 보이지 않는
표정을 따라 했지
행운의 번호가 어떻게 배정되는지 몰라
긴장하면서
뜨거운 커피 대신
서늘한 여섯 개의 숫자들 생각했지
나에게 몰빵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기대 없진 않았지만
몇 장을 살까 결정하지 못한 채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복권집
내일을 인쇄하는
잉크 냄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