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집 한 채 메고 가네

 

장롱 하나 들고

주방 살림 끌고

느리게 걸어가네

 

지하도를 비척거리며 걸어가는

남루

 

모자 깊게 눌러 쓰고

밤마다 찾아가는

확고한 자리가 있네

 

한 평쯤 되는 국토

그만의 나라에는

누구의 간섭도 없는 자유가 있네

 

세금도 정부 지원금도 거부하는

완강한 국경

아무도 침범하지 않네

 

불행을 생각하지 않는

무심한 얼굴

행복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