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다가가고 싶어

밤다다 팔 뻗어

담을 넘다가

 

아침이면

독백처럼 고백했던 말들

꽃잎으로 피어나

얼굴 내민다

 

현기증 이는 태양 아래서

얼마나 더 기다려야

사랑은 오는 걸까

 

오랜 단식의 뒤끝처럼

목말라 뚝 떨어진

꽃 뭉치의 주검

 

금지된 사랑 꿈꾸다

자살하듯 뛰어내린 담장 밖의

주홍 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