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木洞의 여름

아파트숲 사이로

푸른 나무들 시냇물이 되어 흐른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흐르고

은행나무길도 흐른다

제방 위 벚나무 줄지어

화차火車가 지나간 하늘에

푸른 물길을 만든다

흐르지 못하는 소나무

섬처럼 공원으로 떠 있고

어린 풀벌레가 불러낸 여름은

부서진 매미 날개가 쏟아낸

울음으로 가득하고

원행遠行에서 돌아오는 익룡翼龍들

공항에 내리기 위해 발을 내미는

주홍색 저녁 하늘

밤이 되면

전갈자리 성좌

고층 건물을 기어오르고

창문으로 쏟아 낸 불빛들

은하수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