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처럼 잠시 멈출 때마다
어김없이 호객하는
병원 광고방송
이제,
의료도 한갓 영리에 지나지 않고
입 앙다물고 핸드폰을 들여다 보거나
그도 아니면 몇 번 하품하다
꾸벅꾸벅 조는 고단한 풍경
출구를 찾아가는 지하도에는
이혼 전문 변호사의 환한 미소가
광고판에서 반긴다
이혼이 성사되어야
수임료가 두둑히 입금되는
부추김 같은 표정
햇볕이 닿지 않는 지하 세계
허적허적 걸어가는 창백한 군상들
망가지고 어지러운 허깨비들의 삶을
내려주고 실어가는
환승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