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학교

줄지어 서 있는 깃대봉에는

여러나라 국기들 무지개처럼 걸려있다

 

손잡을 수 있는 거리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이는 만국기들

서로의 얼굴에 스친다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유럽 그리고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불어온 바람은

언어만큼이나 결이 다르게 섞인다

 

아시아 국가들의 민속의상처럼

화려한 깃발 나부끼는 게양대 아래로

손잡은 아이들 등교하면

 

이국의 향식료 냄새와 전래동화

떠나온 골목길의 추억들도 혼재되는 교실

 

알아들을 수 없는 이역 異域의 인사말

아무렇지도 않게 알아듣는

지구촌의 아침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