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공선사地空禪師

생일에 받은 훈장

품에 안고 다니지

개찰구 들어설 때

의장대 트럼펫 소리 내는

어르신 교통카드

국가에서 처음 받은 선물이지

넉넉한 살림에

지하철 공짜로 타는 무렴한 짓 아닌가

눈치보이다가도

교육의무를 완수했고

무섭고 힘들어 기피하는 필수의료,

분만실을 밤낮없이 36년간을 지켰으니

당당하게 카드를 꺼내도 되지

38개월 군복무를 했으니

그런 대우쯤 당연히 받아도 되지

많은 직원들 월급

하루도 미루지 않았으니

몇 정거장쯤 지하철 무료로 타도 되지

모범납세자 국세청장상을 받았으니

어쩌다 한번씩 타는 지하철

공짜카드 자랑스럽게 흔들어도 되는

선사禪師가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