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어린 생명을 먹여 키운

어머니의 장독대

 

채전밭을 거쳐 장독대 다녀오면

만들어지던 끼니

 

나비처럼 걸어다녔던 어머니는

쉬이 늙었고 이미 돌아겼다

 

냉장고가 먹여 살린

내 몸은 푸석푸석해졌고

이제야 장독대를 만든다

 

양념을 담으러 가는 길 옆에는

물들인 누이의 손톱처럼 봉숭화 피어있었지

 

장독대 밑에서

아침 햇살에 눈 뜨던 채송화

뱀을 막아준다 했었지

 

맨드라미 붉은 벼슬머리를 하고

그 곁을 지켰지

 

다아리아와 칸나를

항아리 키에 맞춰 심어

울타리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