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밤,
검은 연기로 만들어진 잠들이
병아리처럼 돌아다닌다
한마리 잠을 잡아다 재우고
한마리 잠을 포집해 오면
또 다른 잠들이 달아난다
잠들지 못하는 잠들이 배회하는 밤
매번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잠오라기를 붙들러 다니는 밤이란
피곤한 하루의 연장이다
모든 잠들이 잠드는
휴식 같은 밤의 시간은
왜 당도하지 않는 것일까
꿈의 물결 위로 좀처럼 내려앉지 못하는
잠들의 부유
잠들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잠을 찾아
자꾸 체위를 바꾸는 바스락거리는 소리
아침 안개 속으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