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강

겨울 아침 강을 바라보면

현미경 렌즈 아래

절편된 조직의 풍경이 나타난다

사랑을 실어 나르는 나팔관의

섬모처럼

북한강을 호위하는 산등성이 나무들  

촘촘히 서서 찬 바람이 밀고 온

낮은 구름을 나른다

결손 구간이 없는

건강한 능선

몇 층 조직 아래로

푸른 정맥이 강물처럼 흐르고

평온한 경계를 깊이 파고 들거나

불쑥 비집고 나온 바윗덩어리를

종괴처럼 바라보는

병리학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