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역

보라 골드 파랑색 개미굴들이 모여드는

지하광장은 늘 분주하다

먹이를 찾아 나서는

출근길의 완고한 행렬

한 떼는 황금을 찾아 떠나고

또 한 무리는 황제의 권력을 꿈꾸며

집을 나선다

눅눅해진 몸을

지상에서 잠깐 말리다

푸른 하늘로 날아가는 여행객들이 있다

바다를 향해 떠나는 사람들도

줄지어 움직인다

정갈하게 정돈된 여행 가방과

지쳐 돌아오는 캐리어가

분주히 교차하는 곳

나침판이 무용한 공간을

색색의 띠선들이 수신호하듯 안내한다

반복되는 노선을 일탈하지 못하는

전동차의 권태가

얼굴 가득 쌓여가는 저녁

보라 연두 카키색 개미굴로

지쳐 돌아오는 퇴근길의 어깨는

어제처럼 빈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