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여자

큰 고목을 기어오르다

잠시 숨을 고른

능소화

붉은 입을 연다

 

나무 아래 서 있는 여자

줄기 가만히 잡으면

 

능소화의 붉은 핏줄이

손등을 타고 오르고

마침내 온몸이 꽃이 되는 여자

 

한낮의 태양 아래

통째로 떨어지는 꽃들

 

대지 위에 원을 그리며

오래 참았던 말들

붉게 내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