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쏠린스 낭종이 생겼어요.(C.C. 주소主訴)
얼마 전에도 생겨서 낭종조대술을 시행하는
재발했어요(P.H. 과거력)
다시 수술하려고요(원하는 치료)
여러군데 알아보고 많이 생각했는데
원장님께 수술 받으려고 왔어요(금실)
안산에 사는 초진 환자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마치 진료기록부에 꼭 기록해야할
사항들만 말해주는 듯했다
순간,
환자의 직업이 의사이거나 간호사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처음보는 나에게 수술을 받겠다는(금실)
말을 들었을 때는
마치 사랑의 고백을 듣는 것처럼
내 마음이 달떴다
표정을 바꾸진 않았지만
국소마취로 가능한 수술이어서
곧바로 수술을 준비하게 했다
수술실로 가는 걸음걸음,
내 모든 정성과 최선을 다해 완벽한 수술을 해야겠다는
기도처럼 내디뎠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언어의 실을 따라 또 다른 마음 속 깊이로 들어가
다른 내면과의 만남’의 구절이 생각났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아름다운 금실이지”
한강 작가가 8살 때 쓴 시가
내 마음 안에서 팔딱팔딱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