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開花

이른 봄

산과 들은 온통 산실産室이 된다

겨우내 씨방 안에 키웠던

붉은 꽃잎들

마지막 힘을 주어 밀어내는

저 시끄러운 신음들

아프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배고픈 아이들 앙앙 울어대는

신생아실 같은

꽃밭이

봄의 문을 열면

환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