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두 개의 강이 만나 몸을 섞는다

이불 들썩이지 않고

시린 몸 더듬으며 조용히 하나 되는

첫날 밤

부딪히며 먼 길 오느라 푸르게 멍든 몸

어루만지며 끌어안는 신방

물안개가 가려준다

날이 밝으면 두 손 꼭 잡고 흘러가는

새 출발

오래된 느티나무 주례 선생님으로 서 있고

황혼의 서해바다에 닿을 때까지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라는 당부의 말

나뭇잎처럼 떨어진다

한 생애가 끝나는 영혼의 바다에서도

서로 기억하자고

구름이 되어 빗방울로 환생해

다시 만나자는 언약의 꽃반지를 끼고

연꽃 부케를 든

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