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초롱 콜라텍

술을 마시다 흥이 나면 우르르 몰려가던

나이트클럽이 있던 자리에

콜라텍이 보인다

디스코 타임에 신나게 몸을 흔들다

불루스 타임이 되어

뿔뿔이 흩어지던 플로어에서

운좋게 춤 파트너를 만나면

감미로운 음악이 귓속으로 흘러들던

젊은 날은 아주 멀리 갔다

자주 과부하가 걸리는 어느날

빨간 신호등 앞에서

콜라텍을 바라본다

도리구찌 푹 눌러쓰고

썬그라스 바짝 올려쓴

은퇴자들

자꾸 박자를 놓치는 스텝

웨이브를 그릴 수 없는 몸짓

손끝으로 살짝 신호를 주면

천장에서 도는 미러볼 불빛처럼

느리게 도는 낯선 여자

다리와 다리 사이에

다리를 슬쩍 집어 넣을 것도 없는

지르박의 쓸쓸한 리듬이 일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