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삐용 소녀

정신병원의 후미진 뒤뜰

매화나무 홀로 서서 꽃잎을 뿜어낸다

 

너는

너희들만의 송수신법으로

또래의 남자를 만난다

 

위협하고 금지된 사랑을 내려다 보는

CCTV

 

이따금 춘설이 가려준다

 

쿠에티아핀이 거느린 약들

한 줌 잠으로 잠시 눌렀을 뿐

조현병의 흉미

 

봄날은 지나가고

언제부턴가

매화나무 아래가 쓸쓸해졌다

 

너는

남몰래 창틀에서 못을 빼내 모으고

 

어느날 아침

몇 개의 낡은 못을 꿀꺽 삼키는

모험을 한다

 

그게

네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비상구

 

아우슈비츠 철조망을 넘는

붉은 탈주

 

실타래처럼 엉켜버려

누구도 풀 수 없는 정신줄에 묶여

호송되어 돌아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