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왈츠

해가 지면 시작되는 공연

 

분지에 조용히 누운 강이 문대가 된다

가로등은 무대 조명이 되고

겹벚꽃처럼 와글거리는

개구리들의 합창

 

악보에 없는 동네 개들

느닷없이 큰 북을 울려대고

 

강가에서 일어나

지휘하듯 손을 저어보지만

제어할 수 없는 저 도저한 소리들

왁자한 야화 夜花로 피어난다

 

잔잔한 수면에서

물방개 부부 왈츠를 출까

 

수초이불 덮은 물고기들

빼꼼이 얼굴 내밀고 손벽칠까

물레질하는 거미

이슬처럼 맺히는 음표를 채록할까

 

구름 뒤로 달이 퇴장하면 막이 내리는

앵콜 없는 음악회

 

별빛이 꽃다발처럼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