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평화가 왔었다
평양 순안공항을 거쳐
삼지연 공항에 내렸을 때
초가을 개마고원 침엽수들 곱게 물들고천지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평화는 평화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하고마고마처럼 부글거리던
속 깊은 증오
오늘은 6월25일
서해를 멀리 돌아 길림성 상공을 선회하다
전투기가 내려앉은 후에야
연길공항에 착륙했다
북파北坡코스로 천지 가는 길
자작나무 꽃가루 금강초롱꽃 위로건설乾雪처럼 내리는데
오늘은 625
국경을 유린하던
여진 말갈 돌궐족의 군마軍馬
뿌옇게 흙먼지 일으키는데
내일은 서파 루트로
천지에 오르는데
깡깡하게 얼어붙은 두만강눈보라 헤치며 만주로 갔던
청년 안중근은
아직도 귀국하지 않고 있는데
순順이를 사랑했던 윤동주는
죽어서야 현해탄을 건너와
북간도에 묻혔는데
오늘은 기념할 것도 없는 625
75주년
민족화해 남북통일 기원하며천지에 방생한 무지개 송어
이산의 눈물 뻐끔뻐끔 받아 먹으며
슬픈 유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