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아메리카노

뭐, 그리 열불나는 일이 있더이까

아침부터 빈 속에 얼음물 채우고

정신에 회초리 든 카페인 진하게 섞는 의지일랑

보기만 해도 서슬 퍼렇습니다

화덕같은 길을 걸으며 플라스틱 컵을 흔들면

커피 속에서 빙하소리가 부딪힙니다

그렇게

겨울을 불러내는 것쯤이야 이해한다고 해도

이 추운 겨울 아침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지요

서릿발 세우는 하루는 얼마나 길까요

빈틈을 줄여야 하는 테이블에 불빛처럼 앉아있는

화수분 텀블러

의식을 죄다 옥죄면 풀어지지 않는 긴장은

어디쯤에 가 숨어 있어야 하나요

흡연장에 잠시 모여

따뜻한 자판기 커피 홀짝 거리던 풍경은

어디로 밀려났을까요